"왜 나만" 여름밤 모기공포… 땀·향수냄새가 '표적'

건강관리 이야기

"왜 나만" 여름밤 모기공포… 땀·향수냄새가 '표적'

건전한 주부 0 2398
"왜 나만 무는 거야!"
여름철 불청객 모기가 기승을 부리면 이런 불평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억울하겠지만 모기가 이들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젖내가 나는 살을 지닌 아기이거나 짙은 향수를 뿌렸거나 땀냄새를 폴폴 풍기는 사람을 모기는 좋아하기 때문이다.

 

요즘 야외에서 사람을 무는 모기는 대부분 빨간집모기. 이 모기에 물리면 조금 붓고 가려운 정도다.
그러나 일본뇌염(작은 빨간집 모기)이나 말라리아(중국얼룩날개모기) 등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는 모기가 섞여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 3가지 모기는 특별한 증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 모기를 알면 이길 수 있다

모기는 저녁부터 새벽에 주로 활동하는 야행성 곤충이다.
25~30도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며 6시간 정도 활동한다.
밤 8시 이후 외출한다면 긴 팔 상의와 긴 바지를 입는 게 좋다.

모기는 땀냄새가 많이 나거나 향수를 바른 사람을 좋아해 이들을 주로 공격한다.
따라서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자주 씻어 땀냄새, 발냄새 등을 없애고 향수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잠자기 전에 샤워를 해서 체열을 낮추는 것도 모기의 공격을 덜 받는 방법이다.

미국 농무부와 플로리다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인체의 젖산과 지방을 태울 때 생기는 아세톤,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할 때 생기는 이염기이황화물 등이 모기를 유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저녁에 달리기, 조깅 등 유산소운동을 한 뒤 씻지 않고 자면 아세톤이 나오는데다 땀과 함께 젖산이 분비되므로 모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모기는 체열에 민감하다. 먼 거리에서도 온도 변화 감지능력이 뛰어나 열이 많은 사람을 주로 공격한다. 아기의 경우 어른과 달리 몸에 접히는 부분이 많아 땀이 배출돼도 쉽게 증발되지 않기 때문에 어른보다 모기에 더 잘 물린다.

모기는 어두운 색을 좋아한다.
피서지에서는 밝으면서 몸에 딱 붙지 않는 옷이 제격이다.
모기가 또한 여성을 주로 노린다.
여성호르몬에 더 끌리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모기에 물리는 것을 예방하려면 야외활동시에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를 풍기는 기피제(페메트린)을 바르거나, 발목밴드를 착용하면 효과가 있다.

■ 모기나 벌에 물렸을 때

모기와 벌레에 물리면 물린 부위가 벌겋게 되거나 아프고, 붓고, 가렵다. 가렵다고 긁으면 염증이 생겨 물린 자리가 더 붓고 가려워질 뿐만 아니라 2차 감염이 될 수 있다.
 이때는 비누와 물로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고, 부종과 가려움증을 덜기 위해 얼음 팩을 하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모기나 벌레에 물려 가려울 때 약이 없어 흔히 침을 바르는 경우가 많다.
침은 가려움증을 잠시 없애준다. 알칼리성인 침이 산성인 벌레 독을 중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균 효과가 없어 상처가 덧날 수 있다.

침에는 포도상구균 등 각종 세균이 1㎖ 당 1억마리나 들어있기 때문이다.
침 대신 물로 깨끗이 씻는 것이 훨씬 낫다.
 벌에 물렸을 때는 독성이 강해서 침으로 중화시키지 못하므로 얼음찜질을 해 혈액순환을 억제하는 것이 좋다.

■ 말라리아. 일본뇌염 예방법

중국얼룩날개모기(학질모기)에 물려 1~4주 뒤에 생기는 말라리아는 고열과 오한, 두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국내에서는 경기 북부와 강화, 강원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온대열(삼일열) 말라리아로 이틀에 하루씩 열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작은 빨간집모기에 물려 생기는 일본뇌염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특이한 증상이 없다.
그러나 일부에게는 치사율 30%에 이르는 극히 위험한 질병이다.
물린 지 1~2주 후 발열과 두통이 나타나다가 마비, 경련, 혼수 등 심각한 증상으로 악화된다.

말라리아는 예방백신이 없고, 일본뇌염은 치료약이 없다.
그러나 말라리아는 예방약(키니네), 일본뇌염은 예방주사로 예방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열대열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나라를 다녀올 때는 예방약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

여행 떠나기 1주일 전부터 다녀온 뒤 4주간 먹는다.
 예방약과 예방주사로도 효과가 없을 수 있으므로 되도록 물리지 않도록 한다.

●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송형곤 교수,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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