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 오래 갈땐 만성 피로

건강관리 이야기

춘곤증 오래 갈땐 만성 피로

건전한 주부 0 2100
봄이 다가 오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계절이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춘곤증’ 정도로 가벼이 여기고 비타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피로라는 증상은 과로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증상이고, 쉬면 좋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피로 증상을 그대로 놔둘 경우 평소에 드러나지 않던 질환들이 신체의 저항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평소 앓고 있었던 질환들이 악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피로 원인이 무엇이든 피로 증상은 조기에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로 증상은

피로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성격이 종합적으로 집약된 개념으로, ‘일상적인 활동 이후의 비정상적인 탈진 증상, 기운이 없어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기운이 없는 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왜 봄에 피로감을 많이 느낄까

봄에 느끼는 피로를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춘곤증’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춘곤증이라는 용어는 의학적인 용어가 아니며 의학 교과서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다. 봄철에 많은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피로 증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용어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봄철에 피로 증상을 느끼는 걸까. 그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번째가 생리적인 불균형이다. 우리 몸은 겨울동안 추위라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 코티졸을 왕성하게 분비한다.
봄이 되어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추위에 적응하던 코티졸 분비 패턴이 봄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정기간(2~3주)이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 둘째는 활동량의 변화이다.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활동량이 적지만 봄이 되면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많아져 피로를 느끼게 된다. 셋째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대개 봄이 되면 졸업, 취직, 전근, 새로운 사업의 시작 등 생활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어 이것이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춘곤증이 만성피로

피로 증상은 그 지속 기간에 따라 분류한다. 피로가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지속성 피로’라 부르고, 6개월 이상 피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 피로’라 한다. 1개월 미만 지속되는 피로를 ‘급성 피로’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흔히 사용되는 용어는 아니다. 춘곤증의 경우는 위에서 설명했듯 대부분의 경우 2~3주 동안 피로 증상이 지속되었다가 정상으로 회복하게 되므로 만성 피로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만성 피로=만성 피로 증후군일까

만성 피로 증상을 호소하면서 만성 피로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의 상당수가 자신이 ‘만성 피로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은 ‘만성 피로’와 ‘만성 피로 증후군’이 서로 비슷한 이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혼란이다. ‘만성 피로 증후군’은 ‘만성 피로’를 유발하는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인 드문 질병일 뿐이고 ‘만성 피로’는 피로 증상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만일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만성적인 피로 증상을 느껴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검사를 해보아도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을 때는 만성 피로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일을 줄여도 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피로 증상 때문에 이전에 비해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에도 이 질환이 의심된다. 이런 환자들이 ▲기억력이나 집중력의 감소 ▲인두통, 목 부분이나 겨드랑이 부분 임파선의 비대 및 통증 ▲근육통이나 관절통 ▲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두통(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은 증상이나 평소와는 다르게 운동을 하고 난 후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심한 피로감 등의 증상 중 4가지 이상을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혹은 반복적으로 느낄 때에는 만성 피로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피로 예방은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신호철 교수는 “피로 증상은 신체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리적인 신호이자 몸이 능력 이상으로 혹사되고 있다는 경고”라면서 “생활습관의 재정비를 통해 해결하는 무엇보다 중요하며 휴식은 심신의 긴장을 완화시켜 주고 원기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조언한다. 또 “일을 하면서 적당한 간격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며, 한번에 많이 쉬는 것보다는 여러차례 나누어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일상적인 피로를 해소하는 데는 운동, 목욕, 균형있는 영양 섭취, 수면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본인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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